동막골처럼
가람빛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동막골’은 어린 아이들처럼 막 살라는 의미로 붙여졌다고 한다. 어떠한 이념과 대립도 없는 아이들처럼 사는 마을 사람들이라, 남북이 전쟁을 벌이는 동안에도 오순도순 웃으며 지냈다. 그래서가 아닐까, 동막골에 발을 디딘 국군과 인민군이 결국에는 우연히 만난 어린 아이들 마냥 허물없이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은. 동막골에서 우연히 만난 국군과 인민군들은 서로 총을 겨누고, 수류탄을 쳐들며 대립한다. 하지만 날을 새고, 수류탄에 마을의 옥수수 창고가 터지면서 한바탕 대치가 끝난 군인들은 한 방에 뒤섞여 곯아떨어진다. 국군인 표현철은 여전히 인민군들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으나, 마을 사람들이 두 무리를 구분 짓지 않고, 북쪽 마을, 남쪽 마을에서 들른 아이들처럼 여기면서 모두가 함께 수확을 ..